누리집 마크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인터뷰·기고

위원회의 인터뷰·기고 등 의견과 시각을 공유합니다.

[한국일보] 사회연대경제기본법 제정을 기대한다 [기고, 2026.6.9]
  • 등록일

    2026.06.09

[한국일보] 사회연대경제기본법 제정을 기대한다

 

김종걸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사회연대경제기본법 통과가 지연되고 있다. 시작은 19대 국회(2012.5-2016.3)였다. 여야 3개 법안에 총 142명이 서명했다. 그러나 좌초되고 20대, 21대의 노력도 무산되었다. 10년의 긴 기다림 끝에 이제 본회의 의결만 남겨놓고 있다.

 

사회연대경제의 최대 특징은 사업의 목적이 조합원 혹은 사회적 문제 해결에 있다는 것이다. 협동조합, 사회적기업이 대표적이다. 이윤을 목적으로 하지 않지만, 시장경제 속에서 경쟁하는 엄연한 ‘기업’이다. 세상에는 이에 대해 크게 2가지의 오해가 있는 듯하다.

 

첫째, 사회연대경제는 '사회주의경제'라는 오해다. 지난 30여 년 서구의 우파는 시장과 정부, 영리와 복지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났다. 영국 캐머런 정부('10년~'16년), 독일 메르켈 정부('05년~'21년) 모두 자유시장과 사회연대경제의 조화를 추구했다. 보수의 '종가'인 경상북도도 사회연대경 제 육성에는 열심이었다. 애초부터 좌도 우도 없는 영역이었다. 오로지 일자리, 사회문제, 지역발전, 빈민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사회연대경제 기업가, 활동가들밖에 없었다. 사회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둘째, 태생적으로 경쟁력이 없다는 비판이다. '국가보조금' 업자로 폄하하기도 한다. 그러나 과문한 필자조차도 전국 방방곡곡에 유능한 사회연대경제인들을 수십 명 금방 댈 수 있다. 2012년 단 5명의 발달장애인 고용으로 시작했던 베어베터는 10년 동안 300여 명 고용으로 늘어났다. 이 성공모델을 삼성, 네이버 등에 전파하여 1,000개가 넘는 발달장애인 일자리를 만들었다. 동자동에서도 1평 남짓 열악한 집에서 사는 쪽방민들이 5,000원, 1만 원의 돈을 모아 4억3,509만 원의 출자금을 마련했다. 2%의 이자로 서로 빌려주며 대출 상환율도 95%를 넘어선다. 이들에게 사회연대경제라고 주어지는 국가보조금은 없다.

 

사회연대경제는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 본성을 지극히 반영한 경제행위다. 인간이 돈에만 반응하는 호모에코노미쿠스라면 우리는 그를 흔히 소시오패스라고 부른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었던 시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렇게 말했다. "협동조합은 가치에 기반한다는 명확한 사실 때문에, 불경기 속에서도 더욱 생존력과 회복력이 강한 것을 증명했다. 그래서 수많은 가족과 지역공동체가 가난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아줄 수 있었다.“ 동일한 취지의 말들은 유럽의회, 여러 국제기구에서도 넘쳐난다. 프랑스(‘24년 사회연대경제법), 영국(’12년 사회적가치법), 이탈리아(‘91년 사회적협동조합법, ’06년 사회적기업법, ‘17년 제3섹터법) 등 각 나라에서도 법제도 정비에 열심이었다.

 

지금 대한민국은 인구절벽, 지방소멸, 청년문제, 노인문제, 일자리문제 등 사방이 암초투성이다. 미래 돌파의 힘은 두 가지에서 나온다. 하나는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과 이를 이끌 강력한 영리기업이다. 둘은 시민참여와 연대의 힘에 이용한 사회연대경제다. 이재명 정부의 ’기본사회‘ 구상에서도 AI와 사회연대경제를 강조하는 것은 이 두 가지가 미래 국가경쟁력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사회연대경제 발전의 기반이 될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기대한다.

 

 

출처: 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60511040005300